언젠가도 썼지만 꽝찌에는 우리 식의 대중교통이 없다.
(훼만 가더라도 시내버스가 있고 사이공은 현재 전철 공사중이다. 물론 완공이 언제될진 아무도 모르지만)
보통 오토바이, 가끔 자가용, 흔히 자전거, 그리고 한국에서 한창 말많은 택시(그나마 여린은 택시도 없다).
그런데 공식적이진 않지만 관습적으로 포함되는 교통수단이 바로 버스다.

동하 터미널. 요것이 시외버스
시내버스는 없지만 시외버스는 있다.
버스 정류장은 없지만 버스 터미널은 있다.
버스가 터미널에서만 서는 건 아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일단 헷갈리지 않게 미리 팁을 주자면 남북으로 긴 베트남에서 중부는 횡단거리가 가장 짧은 지역이고,
그래서 대부분의 버스가 남쪽행, 북쪽행으로 나뉘는데
북쪽->남쪽 순으로 쓰자면 호싸->여린->동하->훼 이렇게 된다.
정식적인 루트로 호싸에서 훼를 가려면 호싸의 버스터미널에서 훼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근데 호싸와 훼 사이에 있는 여린에는 터미널이 없다. 그럼 여린에서 훼를 가려면?
그럼 일단 동하로 3~40분 정도 이동한 뒤, 동하 버스터미널에 가서 훼 가는 버스를 타야한다. 정식으로는.
근데 동하 버스터미널까지는 어찌 가나? 오토바이가 없다면? 당장 태워 줄 사람이 없다면?
쎄옴 타기엔 짐이 많다면? 여린엔 택시도 없는데? 어쩌라고!!
물론 이 불편함과 금전적 손실을 참고 살 베트남 사람들이 아니다. 그래서 가능한 게 버스를 중간에 잡아타는 것.
남북을 가로지르는 버스는 어차피 1번 국도를 지나니까, 가까운 국도변에 나가 방향맞는 버스를 잡아타는 거다.
(그나마 내가 사는 곳은 국도 바로 앞이라 시끄럽긴 해도 버스 타긴 편하다.
1번 국도까지 나가는 데만도 한참 걸리는 곳이 태반이다)
이 방법이 아니면 훼에서 여린으로 돌아오는 것도 문제다. 공식적으로 '여린'을 가는 버스는 없으니까.
정식 루트라면 훼 터미널에서 동하 가는 버스를 타고 동하 터미널에서 택시나 쎄옴으로 여린까지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호싸 혹은 여린보다 북쪽의 도시로 가는 버스를 타고 중간에 내린다.
그러니까 훼 터미널을 가던가 혹 훼에서 버스가 지나가는 길목에 서서
여린보다 북쪽에 있는 Ba Don, Le Thuy, Ho Xa, Quang Binh, Dong Hoi 등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는 얘기다.
훼도 훼지만 여린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동하에 갈 때만 봐도 그렇다.
날이 너무 춥거나 혹은 너무 덥거나 비가 많이 오거나.
이럴 땐 쎄옴을 안 타고 싶은데 버스가 아니면 여린에서 동하에 갈 방법이 없다.
여린엔 택시도 없고, 굳이 택시 타려면 동하의 택시를 여린까지 부른 뒤 타고 가야하고,
택시 탈 돈이 없다면 자전거 타고 한 시간 넘게 달리던가, 자전거도 없다면 걷던가.
이러니 지나가는 버스를 잡아타는 건 관습적으로, 암묵적으로 모두가 인정하고 있고
실제 인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곳도 많다. 터미널이 없는 여린같은 곳에서는 다른 대체수단이 없으니까.
헌데.
진짜 웃기는 국면은 바로 여기다. 터미널이 아닌 곳에서 버스를 세우거나 버스를 타는 게 불법이라는 거.
누구나 그렇게 타고 있고 모두가 알고 있는 교통인데 불법이라니? 말이 안되지만 되는 게 여기다.
가끔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버스를 잡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버스를 잡는 곳은 거의 일정하다.
버스가 서기 쉬운 곳에서 사람들이 기다리고, 사람들이 있을 법한 곳에 다가가면 버스도 슬슬 태울 사람을 물색하고,
'정류장'이라는 표지판은 없어도 다들 정류장으로 여기는 곳은 똑같다.
그러니까, 진짜 뿌리뽑아야 할 불법이라면 그런 곳만 항상 족쳐도 된단 얘기다.
근데 공안은 절대 그렇게 안 한다. 마치 우리나라 음주운전 단속처럼 '반짝'하는 시기가 있다.
이러니 다들 그렇게 태우고 타고, 어쩌다 걸리는 날은 재수없는 날인 거다.
걸리면 꽤나 큰 벌금을 문다고 하니 왠지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그럼 다음 편에서는 다들 궁금해하는 버스 비용에 대해 알아봅시다. (응?)


덧글